[단독] 성폭력에 저항하다 혀 깨물었다고 유죄..56년 만의 미투

한겨레, 2020.05.04 https://news.v.daum.net/v/20200504050602731

18살 때 자신을 성폭행한 남성에게 저항하다 상해를 입힌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최말자씨가 56년 만의 재심 청구를 준비하며 지난달 30일 부산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8년 1월과 3월에 서지현 검사와 민간인인 김지은 씨가 각자의 성범죄를 폭로했다. 뉴스를 통해 쏟아진 미투 운동에 함께 분노했던 최말자 씨(당시 72)는 1964년 5월 6일에 있었던, 자신을 성폭행하려하는 가해자의 혀를 깨물어 1.5cm가량을 절단했다는 이유로 이듬해 징역살이를 하게 되었음을 폭로했다. 최씨는 56년만에 부산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 사건에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다. 성폭행 사건 이후, 피해자인 최씨는 가해자와의 결혼을 권하는 주변인, 자신을 받아주지 않으려는 아버지 때문에 밖에서 또도는 상황이었지만, 가해자는 떳떳하게 돌아다니며, 되려 피해자의 아버지를 협박했다. 이는 검찰과 법원도 마찬가지였다.

경찰 측은 검찰에 사건을 넘기면서 가해자에게 특수주거침입, 특수협박, 강간미수 혐의를 적용하자고 하였으나 검사는 강간미수 혐의를 빼고 기소했다. 재판장은 피해자에게 가해자에게 호감을 갖고 있지 않았는지, 가해자와 결혼 할 생각은 없는지, 범행장소와 집은 소리를 지르면 충분히 집에 들릴 거리인데 피해자의 행동은 정당방위의 정도를 지나쳤다고 말하며 최씨를 가해자로 몰았고, 이는 최씨에게 상당한 트라우마가 되었다.

최씨는 2009년, 2년제 중/고등학교를 통해 한국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를 졸업, 졸업 논문으로 여성의 삶과 역사, 자신의 경험들을 모두 정리해 제출하였다. 최씨의 지인이 이를 폭로하자는 제안에, 최씨는 한국여성전화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재심에서 최 씨와 함께하는 법무법인은 검찰 수사의 위법성을 밝혀 재심 신청을 하겠다는 계획이며, 최씨 재심을 통해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주는 긍정적인 의미를 찾아 사건을 마무리 짓는 과정을 거쳐갈 것이다.